사람의 인연이라는 게 참 묘하다. 만나기 싫은 사람은 더 자주 눈에 띄고, 붙잡고 싶은 사람은 금세 떠날 사연이 생겨난다. 어쩌다 마주치는 사람에게서 진한 연민을 느끼게 되다가도, 조금 자주 부딪치면 그게 또 이상스레 싫증이 난다. 도무지 갈피를 잡기 힘든 마음 때문에 변덕을 부리게 되는 게 사람이다. 그런 일정치 않은 심리 상태 가운데에서 자신도 모르게 특별히 이어지는 인연을 우리는 바로 필연이라 이름 붙인다.
그렇게 맺어지는 특별한 만남이기에 우리는 인연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늘상 쉽게 보고, 만날 수 있다 해서 그것이 그만큼 가볍기만 한 게 아니다. 아니 오히려 더욱 소중하게 가꾸어야 하는 연분이라는 것이 아닐까 하고 우리는 이미 머리로 수긍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다음으로 이어지는 단계인 가슴으로까지 알아야 하는 것이다. 어디까지가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고, 어떤 것이 사람의 마음으로 연결된 만남인지를 알 길은 없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우리의 만남들을 정말 보배처럼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몰라보고, 보통사람은 인연인 줄 알면서도 스치고, 현명한 사람은 스쳐도 인연을 살려낸다.’는 말이 있다. 우리에게 수시로 다가왔다 스러지는 인연의 윤회를 얼마나 소중한 필연으로 만드는가는 모두 자신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언제나 진솔하고 담백한 마음으로 인연을 이어가자
좋은 옷, 좋은 집, 좋은 음식은 당장 환심을 살 수는 있지만 한 사람의 마음을 진심으로 얻을 수는 없다. 언제나 마음을 다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자. 따뜻한 관심이 해답이다. 진심에서 나오는 말만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고 밝은 양심에서 나오는 말만이 사람의 마음을 꿰뚫는다. 마찬가지로 진심이 담긴 자세로 사람을 대할 때에 비로소 이상적인 인연의 고리가 형성되어 가는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은 즐기는 사람이다. 혼자 있는 고독의 시간을 즐기고, 실패와 스트레스를 즐기며, 사명감을 가지고 자기 일을 그저 즐기는 사람... 이들을 이길 이는 어디에도 없다. 행복의 비밀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이다. 영원한 행복을 원하거든 주어지는 모든 인연들을 기꺼워하며 한껏 즐기면 된다. 그 인연들이 모아져 우리에게 삶의 행복과 평화를 주는 큰 디딤돌이 되어질 것이다.
내가 먼저 좋은 생각을 가져야 좋은 사람을 만나고, 내가 멋진 사람이라야 멋진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내가 먼저 따뜻한 마음을 품어야 따뜻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비록 우연히 맺어진 인연이나마 소중한 자산으로 생각하고, 오래오래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 이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인연과 연분 속에서 더불어 사는 것이거늘, 잠시의 소홀로 연이 끊겨 후일 아쉬워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또한 인연의 끈은 자르는 게 아니라 푸는 것이다. 삶의 고리도 끊는 게 아니고 푸는 것이다. 어느날 젊은 며느리에게 포장이 몹시 꼼꼼하게 된 소포가 왔다. 가위를 찾아 포장된 끈을 자르려고 할 때 어머님이 말리셨다. “얘야, 끈은 자르는 게 아니라 푸는 거란다.” 며느리는 포장끈의 매듭을 푸느라 한동안 끙끙거리며, 가위로 자르면 편할 걸 별 걸 다 나무라신다고 속으로 구시렁거리면서도 결국 매듭을 풀었다.
다 풀고나자 어머님의 말씀, “잘라 버렸으면 쓰레기가 됐을텐데, 예쁜 끈이니 나중에 다시 써먹을 수 있겠구나.” 라고 천진하게 웃으시더니 덧붙이셨다. “인연도 잘라내기 보다 푸는 습관을 들여야 한단다.” 혹시나 얽히고 설킨 삶의 매듭들이 있다면 하나, 하나 풀어 가자. 이 계절이 다 가기 전에 막힌 인연은 뚫고, 꼬인 인연은 풀어, 내일은 활짝 웃는 반가운 인연으로, 더 좋은 인연으로 수 놓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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