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세월은 문득 창가에 내려앉는 햇살처럼 조용히 다가온다. 누구도 그것의 발걸음을 들을 수 없고, 아무리 문을 걸어 잠가도 끝내 우리 삶의 안쪽으로 스며든다. 젊음도, 사랑도, 기쁨도 그렇게 어느 날 우리의 시간이 된다. 그러나 세월은 머무르지 않는다. 막 도착한 듯하던 순간은 이내 추억이 되어 등을 돌리고, 우리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비로소 시간이 흘렀음을 깨닫는다.
가는 세월은 붙잡을 수 없다.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모래처럼, 꼭 쥐려 할수록 더 빨리 멀어진다. 그래서 사람은 지나간 날들을 그리워한다. 어린 시절의 골목, 오래전 친구의 웃음소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어느 봄날의 바람까지도 마음속에 오래 붙들어 두려 한다. 하지만 추억은 품을 수 있어도 시간 자체를 되돌릴 수는 없다.
어쩌면 삶이란, 흘러감을 배우는 일인지도 모른다. 오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가는 것을 억지로 붙잡지 않는 일. 피고 지는 꽃처럼, 차고 기우는 달처럼, 우리 또한 세월 속을 잠시 지나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오늘 곁에 있는 사람을 더 따뜻하게 바라보고, 지금 이 순간의 햇살과 바람을 마음 깊이 새겨 두어야 한다. 언젠가 이 또한 지나가겠지만, 정성껏 살아낸 시간은 오래도록 가슴속에 잔잔한 빛으로 남을 것이므로.,,,
오늘도 흐르는 세월 속에서, 나는 여전히 평온하게 흘러가는 법을 배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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