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일 수요일

코스모스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코스모스(cosmos)'**는 가을꽃인 코스모스를 뜻할 수도 있지만, 원래는 **'우주', '질서 있는 세계'**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입니다.

"코스모스 같은 사람"이라는 말은 참 깊고 아름다운 울림을 줍니다.

화려한 장미처럼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지는 않지만, 거친 가을바람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가냘픈 줄기로 유연하게 흔들리며 제 자리를 지키는 꽃. 그리고 마침내 넓은 들판을 담담하고 평화롭게 물들이는 꽃이 바로 코스모스지요.

모진 계절을 묵묵히 지나온 뒤, 가을 햇살 아래서 가장 맑게 피어나는 코스모스의 모습은 어쩌면 삶의 깊은 지혜를 아는 사람의 뒷모습과도 참 많이 닮아 있습니다. 거창한 무언가를 더하지 않아도, 이미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고 은은한 향기를 내는 삶 말입니다.

마치 가을날 들판에 핀 코스모스를 떠올리면 마음이 아련해지지만, 정작 그 꽃이 발을 딛고 있는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때로는 거센 비바람이 불고, 때로는 차가운 서리가 내리는 거친 흙바닥이 진짜 현실이니까요.


우리가 살아가는 진짜 현실 속에서 '코스모스 같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이런 삶의 태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흔들림을 인정하는 넉넉함

코스모스는 바람이 불면 결코 꼿꼿하게 버티지 않습니다. 사정없이 흔들립니다. 현실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이가 들고 삶의 연륜이 쌓였다고 해서 마음의 미풍에조차 흔들리지 않는 바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몸이 예전 같지 않을 때, 소중한 사람이 약해져 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볼 때, 우리의 마음은 사정없이 흔들리고 가늘게 떨립니다. 코스모스 같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그 흔들림을 부끄러워하거나 거부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 지금 바람이 부는구나' 하며 내 안의 슬픔과 약함을 그대로 인정하고, 바람의 방향대로 잠시 몸을 맡길 줄 아는 유연함입니다. 부러지지 않기 위해 온몸에 힘을 주던 젊은 날의 강박을 내려놓는 일입니다.


덜어낼수록 맑아지는 존재

현실의 코스모스는 화려한 장미처럼 겹겹이 쌓인 꽃잎을 자랑하지 않습니다. 딱 여덟 장의 단출한 꽃잎과 가느다란 줄기 하나가 전부입니다.


인생의 가을날에 접어든 이에게 코스모스가 주는 진짜 위로는 '비움'에 있습니다. 더 많은 인맥, 더 복잡한 지식, 더 거창한 성취를 더 하려고 애쓰는 대신, 내게 정말 소중한 몇 가지 마음에만 집중하는 삶입니다. 곁에 있는 단 한 사람을 향한 지극한 다정함, 하루 몇 천 걸음을 묵묵히 걷는 단조롭지만 단단한 일상, 내 마음을 어지럽히는 불필요한 욕심들을 조용히 덜어내는 것. 그렇게 삶을 단순하게 깎아낼 때, 우리는 비로소 코스모스처럼 맑고 투명한 영혼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은은하게 스며드는 편안함

코스모스는 향기가 진하지 않습니다. 코를 가까이 대어야만 겨우 맡아지는 은은한 풀내음 같은 향을 지녔지요. 그래서 곁에 오래 머물러도 어지럽거나 질리지 않습니다.


현실에서 누군가에게 코스모스 같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내 존재를 과시하거나 상대에게 무언가를 요구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저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며, 슬플 때 조용히 손을 잡아주고, 지칠 때 기댈 수 있는 편안한 그늘이 되어주는 일입니다. "내가 이만큼 해줬으니 너도 이만큼 해야지"라는 세상의 계산법을 지우고,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안도감을 주는 사람. 그 고요한 다정함이야말로 척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서로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구원입니다.


화려한 정원의 온실 속 화초가 아니라, 거친 들판의 바람을 고스란히 맞으면서도 끝내 맑은 꽃을 피워내는 코스모스.


오늘도 날아드는 삶의 잔바람에 마음이 조금 흔들렸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우리는 이미  들판에서 가장 유연하고, 가장 단단하게, 코스모스를 닮은 삶을 살아내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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