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긋는 다는 것은 묘하게 멋진 일이다. 세상사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방향을 잃기 쉽고,어느 순간엔가 원하지 않던 자리로 떠밀려 가곤 한다.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종종 삶의 곤경에 처하기도 한다.
그레서일까, 선을 잘 긋고, 맺고 끊기를 깔끔하게 할 줄 아는 사람은 매력적이다. 문제는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살다 보면 사람 때문에 웃는 날도 있고, 사람 때문에 힘든 날도 있다. 대부분의 갈등은 거창한 사건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서로의 경계를 지키지 못하는 작은 순간들이 쌓여 관계를 흔든다.
그래서 삶에는 '경계'가 필요하다.
경계는 벽을 쌓는 것이 아니다. 나와 상대를 존중하기 위해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일이다. 아무에게나 마음을 모두 내어주지 않고, 부탁을 모두 들어주지도 않으며, 때로는 "아니요"라고 말할 줄 아는 것이 경계를 세우는 일이다.
많은 사람이 좋은 사람이 되려고 애쓴다. 하지만 좋은 사람이 되려다 보면 거절해야 할 일을 떠안고, 끝내야 할 관계를 붙잡고, 감당할 수 없는 책임까지 짊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렇게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관계를 유지하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관계는 오래가지 못한다.
건강한 관계는 희생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서로의 선을 존중할 때 오래 지속된다.
가까운 사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이해해 줄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가족도, 친구도, 직장 동료도 저마다의 삶과 가치관, 그리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그 선을 존중할 때 신뢰가 쌓이고, 신뢰가 쌓일 때 관계는 비로소 깊어진다.
삶의 지혜는 사람을 많이 얻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과는 끝까지 함께하고, 어떤 사람과는 미련 없이 거리를 둘 줄 아는 분별력에 있다.
붙잡아야 할 인연은 정성을 다해 지키고, 상처만 남기는 인연은 원망보다 담담한 이별을 선택하는 것이 서로를 위한 배려일 수도 있다. 모든 관계를 끝까지 끌고 가는 것이 성숙함이 아니라, 때로는 아름답게 마무리할 줄 아는 것이 더 큰 성숙이다.
인생은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는 여정이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자신의 품격을 잃지 않는 것이다.
선을 잘 긋는 사람은 냉정한 사람이 아니다. 맺을 때는 진심을 다하고, 지킬 때는 책임을 다하며, 떠나보낼 때는 미련보다 존중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결국 좋은 인간관계는 많은 사람을 곁에 두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서로의 경계를 존중하고, 필요한 순간에는 다가가며, 물러서야 할 때는 조용히 한 걸음 물러날 줄 아는 지혜에서 시작된다. 그 지혜를 가진 사람은 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관계를 가꾸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곁에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편안함과 신뢰를 느끼게 된다.
인생의 품격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아는가가 아니라, 누구와 어떤 경계 속에서 오래도록 좋은 관계를 이어 가는가에 달려 있다.
**"인생은 사람을 붙잡는 기술보다, 사람을 존중하며 놓아줄 줄 아는 지혜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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