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2일 일요일

세월은 나를 안고 흐른다

 황혼의 나이는 훌쩍 스쳐 지나고,

 쉼 없이 흐르는 세월은 나를 안은 채 오늘도 묵묵히 흘러간다.

세월은 멈추지 않는다. 흐르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나를 안고 어디론가 데려간다. 내가 걸어가는 것 같지만, 실은 시간이 나를 조금씩 옮겨놓는다. 어제의 자리에서 오늘의 자리로, 젊은 날의 속도에서 지금의 속도로.

나이가 들수록 이 흐름은 더 분명해진다. 내가 선택한 길보다 시간이 나를 데려온 자리들이 더 많아진다. 억지로 붙잡은 것도,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도 세월의 손에 의해 자연스럽게 정리된다.

그래서 문득 깨닫는다. 세월은 적이 아니라, 그저 나를 끝까지 데려다주는 조용한 동반자라는 것을. 기억을 품어주고, 상처를 묻어주고, 남은 삶을 조금씩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존재라는 것을.

흐르는 세월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다만 오늘의 나를 무리 없이 받아들이고 조금씩 앞으로 옮겨지는 그 흐름을 조용히 따라가는 것뿐이다.

세월은 쉼 없이 흐르며 나를 안고 돌아간다. 그 품 안에서 나는 늦게나마 나의 자리를 찾아간다.

고요한 일요일 아침,  창밖을 보며 생각합니다. 세월은 단 한 순간도 멈추는 법 없이 흐르고, 결국 그 거대한 흐름은 나를 품에 안은 채 대자연의 순리대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 거스를 수 없는 시간의 약속 앞에서, 나는 조급해하거나 거부하지 않고 흐르는 물처럼 몸과 마음을 자연스럽게 맡기고자 합니다.

주변의 복잡한 것들을 덜어내어 단순하게 만들고, 내 곁을 지켜주는 소중한 사람들과 깊고 진실한 마음을 나누는 삶. 욕심을 내려놓은 자리에 은은한 평화와 깊은 연륜이 차오르는 이 담담한 변화가 참 고맙고 아름답습니다. 오늘도 나는 흐르는 세월을 친구 삼아, 잔잔하게 흐르는 강물처럼 평온한 걸음을 옮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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