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7일 금요일

축억은 나이를 먹지 않습니다

 늙지 않는 마음과 늙어가는 몸의 불협화음

"추억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말은 참으로 낭만적이고 아름답다. 하지만 이 달콤한 문장을 현실의 삶으로 가져와 맞닥뜨릴 때, 우리는 종종 기묘한 괴리감을 느낀다.

내 기억 속의 나는 여전히 푸른 잔디 위를 거침없이 누비고, 가볍게 발걸음을 옮기며, 세상을 향해 거칠 것 없이 소리 높여 웃던 그 시절에 멈춰 있다. 머릿속의 추억은 어제 일처럼 생생하고, 그 속의 내 마음은 단 한 살도 먹지 않은 채 그대로다.

그러나 아침에 눈을 떠 거울을 보거나, 조금만 무리해도 삐걱거리는 무릎을 쓸어내릴 때 우리는 현실을 자각한다.

"마음은 서른인데, 몸은 여든이 넘었구나."

추억이 늙지 않는다는 것은 축복이지만, 때로는 서글픈 불협화음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 사이의 간극, 기억 속의 나와 현실의 나 사이의 거리감.



나이를 먹는 건 몸이 먼저다. 아침에 일어날 때 무릎이 먼저 신호를 보내고, 계단을 오를 때 숨이 먼저 항의한다. 몸은 하루하루 늙어가는데 마음은 그 사실을 제때 받아들이지 못한다.

마음은 여전히 예전의 속도를 기억한다. 조금만 마음먹으면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고, 조금만 노력하면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몸은 그 기대를 감당하지 못한다. 회복은 느리고, 피로는 쉽게 쌓이고, 어떤 능력은 돌아오지 않는다.

이 불협화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막상 내 삶에 닿으면 생각보다 더 현실적이다. 예전에는 ‘조금만 더’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오늘은 여기까지’가 더 정확하다. 마음이 앞서가면 몸이 끌려가다 다치고 몸이 멈추면 마음이 답답해진다.

결국 사람은 이 어긋남을 인정하며 산다. 마음의 속도를 낮추거나 몸의 한계를 받아들이거나 둘 사이에서 적당한 타협점을 찾는다. 그게 늙어간다는 말의 실제 의미에 가깝다.

늙지 않는 마음은 삶의 의지이고 늙어가는 몸은 삶의 조건이다. 우리는 그 둘 사이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만큼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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