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3일 목요일

나이 들어 깨닫는 하루의 무게

 


기적은 매일 아침 바닥에 발을 내딛는 순간에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조용히 숨을 고르고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아이고…” 나도 모르게 작은 신음이 흘러나오지만, 이내 두 다리가 단단히 나를 받아낸다. 이불을 밀치고 방 바닥에 발을 내딛는 바로 그 순간, 나는 깨닫는다. 오늘도 나는 기적 위에 서 있다는 것을.

젊은 날에는 몰랐다. 혼자 힘으로 걷고, 숟가락을 들고, 화장실을 다녀오는 그 당연한 일상이 사실은 얼마나 커다란 축복인지를. 그 시절엔 통장의 잔고가 많아야 성공인 줄 알았고, 자식이 잘되는 것이 인생의 승리라 믿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알게 되었다. 수백억의 통장보다 오늘 내 발로 동네 한 바퀴를 무사히 돌 수 있는 건강이 비교할 수 없이 값지다는 것을.

비가 새지 않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은 채 내가 눕고 싶을 때 눕고, 웃고 싶을 때 웃을 수 있다면 그곳이 바로 천국이다. 내 손에 쥐어진 리모컨, 내 몫의 밥그릇, 그리고 내 이름으로 들어오는 작은 연금이 있다면 나는 이미 내 삶의 당당한 주화(主和)다.

혼자 걷는 길이 때로는 쓸쓸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 다정하게 말을 걸고, 따스한 햇살이 등을 토닥이며 “잘 버텼다”고 응원해 준다는 사실을. 특별한 약속이나 거창한 일정이 없어도, 내 힘으로 하루를 온전히 채워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내 다리가 원하는 곳으로 나를 데려다주고, 내 손으로 식사를 하고, 내 심장이 묵묵히 뛰어주는 한 나는 세상 그 누구도 부러울 것이 없다. 행복은 저 멀리 날아가는 파랑새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두 다리로 땅을 딛고 서 있는 바로 나 자신이다.

오늘도 내 발로 걸음을 내딛고 있다면, 스스로에게 나지막이 말해주고 싶다. “나는 참, 복 많은 사람이다.”

두 다리로 걷는 오늘 하루, 그것이야말로 세상이 나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계절이 바뀌는 속도만큼 삶이 급격하게 달라지지 않아도 괜찮다. 그저 매일의 일상 속에서 작은 여유와 편안함을 하나씩 더해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참 멋진 인생이다.

행복은 특별한 날에만 찾아오는 선물이 아닙니다. 아무 일 없이 지나가는 오늘, 내 몸과 마음이 나를 지켜 주는 평범한 하루가 우리 인생에서 가장 큰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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