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니스의 한 카페에는 조금 특별한 가격표가 걸려 있다고 합니다. 다짜고짜 "커피!"라고 외치면 7유로, "커피 주세요"라고 하면 4.25유로, "안녕하세요, 커피 한 잔 주세요"라고 다정하게 인사하면 1.4유로를 받는다고 하지요. 말 한마디를 따뜻하게 건네는 것만으로 커피값을 무려 5분의 1로 깎아주는 셈입니다.
이 가격표를 만든 주인의 마음은 단순했을 것입니다. 종업원 또한 누군가의 귀한 자식이자 한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타인을 대하는 태도가 곧 그 사람의 품격을 보여준다는 당연한 진리를 일깨워주고 싶었던 것이겠지요.
우리 옛 이야기에도 비슷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반말로 "성계야, 고기 한 근 쓸어라" 했을 때 나온 고기와, 예의를 갖춰 "이 서방, 고기 한 근 주시게" 했을 때 나온 고기의 양은 확연히 달랐습니다. 따져 묻는 손님에게 상인은 웃으며 답합니다. "그 고기는 '성계'가 썬 고기이고, 이 고기는 '이 서방'이 썬 고기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그리고 동양이나 서양이나 말의 가치는 변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매일 무심코 던지는 말 한마디에는 나의 성품과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그대로 묻어납니다. 거친 말은 타인의 마음을 긁어놓지만, 결국 가장 먼저 상처를 입는 것은 자기 자신의 품격입니다. 반대로 상대를 배려하는 따뜻한 언어는 상대의 마음을 열고, 그 온기는 돌아돌아 나 자신을 향합니다.
내가 건네는 인사가 누군가의 하루를 맑게 만들고, 나의 예의 바른 말씨가 나 자신의 가치를 높입니다. 오늘 우리가 세상에 건네는 말 한마디는 얼마짜리 품격을 담고 있을까요. 하루를 시작하며 니스 카페의 1.4유로짜리 커피처럼 다정하고 따뜻한 인사를 먼저 건네보고 싶어집니다.
나이가 들수록 말은 습관이 아니라 인격이 되고, 그 인격이 남은 인생의 관계와 행복을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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