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8일 일요일

인연은 스쳐 가도 배움은 남습니다

 


떠나는 인연은 보내주고, 남는 인연에 정성을 다하며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해 시카고를 지나 뉴저지, 뉴욕, 펜실베이니아의 작은 도시를 거쳐 지금은 필라델피아에 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55년을 사는 동안 여러 도시를 옮겨 다녔고, 그만큼 많은 사람을 만나고 또 떠나보냈습니다.

살다 보면 가까운 사람이 멀어지기도 하고, 믿었던 인연이 낯설어지기도 합니다. 젊을 때는 그런 일이 생기면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오래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보니 모든 인연이 평생 함께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사를 하면 자연히 멀어지는 사람이 있고, 형편과 마음이 달라져 소원해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 인연에도 저마다 머무는 때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내 삶에 기쁨을 주었고, 어떤 사람은 아픔을 남겼으며, 또 어떤 사람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좋았던 인연에서는 따뜻함을 배우고, 힘들었던 인연에서는 나를 지키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러니 지나간 인연을 무조건 미워하거나 후회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때의 나는 그때 할 수 있는 만큼 사랑했고, 그때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으니까요.

이제는 떠난 사람의 마음을 붙잡기보다, 내 곁에 남아 있는 사람에게 정성을 다하려 합니다. 오늘 안부를 묻는 전화 한 통, 함께 나누는 밥 한 끼가 먼 옛날의 아쉬움보다 훨씬 값진 일입니다. 나를 아껴주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면 됩니다.

떠나는 인연은 보내주되, 그 인연을 통해 배운 지혜는 내 삶의 소중한 자산으로 간직하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오늘 더 따뜻하게 대하면서 살아가야겠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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