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9일 월요일

남의 시선에서 내 삶으로

 

살아보니 그런 것 같다.

오래 곁에 남는 친구는 반드시 똑똑하거나 대단한 사람이 아니었다. 때로는 조금 어수룩하고 계산이 서툰 친구가 더 오래 남았다. 그러나 그런 친구마저 당연하게 여기고 함부로 대하면 결국 떠난다는 것을 뒤늦게 배웠다. 사람은 부족해서 떠나는 것이 아니라, 소중히 여겨지지 않는다고 느낄 때 떠나기도 한다.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도 맞다. 하지만 돈이 없으면 노후의 불안이 커지고, 돈이 많다고 외로움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돈의 많고 적음보다 그것으로 무엇을 지키며 살아가느냐는 문제였다.

젊은 날에는 남에게 멋있게 보이고 싶었다. 좋은 차와 좋은 집, 남들이 부러워하는 생활을 갖추면 행복도 저절로 따라올 줄 알았다. 이민 생활 50년을 넘기면서 나 역시 남보다 뒤처지지 않으려고 애썼다. 가족을 위해 일했고, 미래를 위해 모았으며, 남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려고 노력했다. 그 세월이 헛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볼 여유가 부족했다.

이제 황혼의 문턱에 서니 행복의 모습이 달라진다. 늦잠을 자고 편안한 차림으로 하루를 보내도 눈치 볼 필요 없는 집,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함께 먹으며 별다른 말 없이도 마음이 편한 사람, 아침에 눈을 뜨고 오늘도 두 발로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마운 하루. 젊은 날에는 너무 평범해서 눈에 들어오지 않던 것들이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남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많은 것을 얻으려 했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주는 마음이었는지도 모른다. 남의 시선에 맞추느라 더 좋은 것을 찾고 더 많이 가지려 했지만, 그럴수록 지금 가진 것의 소중함을 놓치기도 했다.

물론 오랜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다. 남의 시선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일도 쉽지 않다. 그러나 남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보다 오늘 내 마음이 편안한가를 먼저 물을 수는 있다. 더 많이 가지는 일보다 지금 가진 것을 잘 지키는 쪽을 택할 수도 있다.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지나온 세월도, 놓쳐버린 기회도 다시 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남은 날까지 과거의 방식대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황혼의 문턱에서 이제야 깨닫는다.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느냐보다 내 곁에 누가 남아 있는지, 얼마나 가졌느냐보다 누구와 마음 편히 하루를 보낼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인생의 마지막 결산은 남들이 나를 얼마나 부러워했느냐가 아니라, 지나온 삶에 큰 후회 없이 오늘 하루를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다.



안 되는 일을 억지로 붙들지 않고,
남의 시선에서 한 걸음 물러서고,
불필요한 걱정을 조용히 내려놓을 때

텅빈 마음의 자리로
햇살처럼 평온이 들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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