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성모 신심을 위해 무엇보다 마리아가 어떤 분이고 어떻게 살았는지
정확히 배우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 성모님의 겸손, 생생한 신앙,
하느님께대한 순명, 그리스도께 대한 열얄한 사랑, 인내와 극기, 절제, 지혜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마리아의 성덕을 제대로 본받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올바른 성모 신심"은 가톨릭 신자들의 신앙생활에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성모 신심을 더욱 고취시키고,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한다
성모 마리아상이다. 성모 공경은 가톨릭의 귀중한 전통이자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공경과 신심이 지나쳐서 한때 가톨릭교회는 ‘마리아교’라고 불리거나 비난을 받은 적이 있었다. 사실 일부 신자들이 지나치게 마리아를 찾거나 극단적인 입장에 서기도 했었다.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성모 공경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특히 교회 내외적으로 마리아를 본받아 진정한 봉사를 하는 레지오마리애 단원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에, 기본적으로 꼭 알아야 할 교회의 가르침을 알아야겠다.
가톨릭교회의 성모 공경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 역사는 그리스도교 제자 공동체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요한복음은 예수님께서 마리아와 제자 요한 사이에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를 맺어주신 사건을 “그때부터 그 제자가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셨다”(요한 19,27)는 표현을 통해 전한다. 사도행전 1장 14절의 “그들(사도들)은 모두, 여러 여자와 예수님의 어머니와 그분의 형제들과 함께 한마음으로 기도에 전념하였다”라는 문장을 통해서도 마리아가 사도들과 함께 지내시며 공경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성모송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로 시작되어 신자들이 ‘주님의 기도’와 함께 가장 많이 드리는 기도는 바로 ‘성모송’이다.
성모송은 주님의 기도와 함께 가톨릭 신자들이 많이 드리는 기도이다. 성모송의 전반부는 복음이 전하는 천사의 인사(루가 1,28: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와 엘리사벳의 인사말(루가 1,42: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로 이루어져 있다. 이 두 가지 인사말이 합쳐진 것은 6세기경이다. 그리고 13세기에 이르러 루가 복음의 ‘주님의 어머니’(1,43)라는 표현과 함께 성모송에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라는 문구가 합쳐졌다.
묵주기도
묵주기도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기도이며, 실제로 가톨릭 신자들이 가장 많이 바치는 기도이다. 이 기도의 형태가 50번 또는 150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 것은 시편150편에서 유래하며 아일랜드 수도원에서 시작되었다. 묵주기도는 반복하는 특성을 지닌 기도이며 그리스도의 생애를 묵상하도록 이끄는 기도이다. 요한 23세 교황은 묵주기도야말로 신자들에게 영적 양식을 제공하고 삶의 중요한 기본 요소를 강화시켜 주며, 신자들의 기도와 생각에 방향을 제시해준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바오로 6세 교황은 교황 권고 「마리아 공경」(1974년)에서 묵주기도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1) 성경에 바탕에 둔 기도이다. 2) 구원 역사 안에서 하는 기도이다. 3)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기도이다. 4) 묵상의 성격을 띠는 기도이다. 5) 전례와 연관성이 있는 기도이다.
이와 유사하게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교서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2002년)를 통하여 묵주기도는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기도이며, ‘복음의 요약’이라고 극찬하고 있다. 아울러 묵주기도가 완전한 복음의 요약이 되기 위하여 ‘빛의 신비’를 추가할 것을 제안하였다(19.21항 참조).교황의 이러한 제안에 따라 한국 주교회의는 2002년 12월 ‘빛의 신비’ 다섯 가지 기도문을 다음과 같이 확정하였다. 1)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2) 예수님께서 가나에서 첫 기적을 행하심을 묵상합시다. 3) 예수님께서 하늘나라를 선포하심을 묵상합시다. 4) 예수님께서 거룩하게 변모하심을 묵상합시다. 5)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세우심을 묵상합시다.
마리아의 노래(성모의 노래)
“내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며, 내 구세주 하느님을 생각하는 기쁨에 이 마음 설레입니다./ 주께서 여종의 비천한 신세를 돌보셨습니다. 이제부터는 온 백성이 나를 복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해주신 덕분입니다. 주님은 거룩하신 분/ 주님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는 대대로 자비를 베푸십니다./ 주님은 전능하신 팔을 펼치시어, 마음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권세 있는 자들을 그 자리에서 내치시고 보잘것없는 이들을 높이셨으며, 배고픈 사람은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요한 사람은 빈손으로 돌려 보내셨습니다./ 주님은 약속하신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 종 이스라엘을 도우셨습니다./ 우리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대로 그 자비를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토록 베푸실 것입니다./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성직자와 수도자들은 성무일도 저녁기도에서 항상 ‘마리아의 노래’(루가 1,46-55, Magnificat)를 바친다. 레지오 단원들은 ‘까떼나’에서 이 노래로 기도한다. 이 노래는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이미 성모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증언해 주는 자료이다. 이 노래는 마리아에게 이루신 하느님의 업적에 대한 찬양과, 인간 역사 안에 행하신 하느님의 업적 찬양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 노래는 ‘주님의 가난한 자들’(anawim)을 돌보시는 하느님을 찬양하고 있다. 여기서 구원은 상황의 반전(反轉)으로 묘사된다. 교만한 자, 권세 있는 자들이 내쳐지고, 보잘것없는 자가 높여지며, 배고픈 사람은 배부르게 되고, 부요한 사람은 빈손으로 돌아가게 된다. 곧 하느님께서는 뒤집으시고, 들어 높이시고, 모아들이시며, 다시 보내시는 활동을 통하여 구원하시는 분으로 찬양받으신다. 또한 구원 역사 안에서 보잘것없는 사람들에게, 특히 마리아 자신에게나 이스라엘 백성에게 베푸신 구원 업적이 찬양되고 있다. ‘주님의 종’을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에게 끊임없이 베풀어진 하느님의 자비의 약속은 아브라함의 후손들에게 온전히 성실하게 실현되고 있음이 ‘주님의 여종’ 마리아를 통하여 다시 확인되는 노래이다.
올바른 성모 공경
성모 공경은 그리스도교 신앙과 기도를 풍요롭게 한다. 성모 공경의 신학적 기초는 성경 말씀(루가 1,30.42-45; 갈라 4,4)에서 찾을 수 있다.
1. 성모 마리아께서는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충만한 은총의 여인이시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루가 1,28). 이 특별한 인사는 성모 마리아 자신조차 당황할 만큼 천사의 입을 통해 전해진 축복의 메시지이다. 마리아의 ‘하느님의 어머니 되심’, ‘평생 동정성’, ‘무죄한 잉태’, 그리고 ‘승천’ 등의 모든 특권은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에 대한 설명이라고 할 수 있다.
2. 성모 마리아께서는 하느님의 은총에 기꺼이 응답하신 신앙의 여인이시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가 1,38). 성모 마리아께서는 누구보다도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셨고(요한 2,1-12 참조), 사랑하셨으며, 당신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리스도인들에게 당부하셨던 말씀처럼,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르셨다(요한 19,25-27참조).
3. 성모 마리아께서는 구세주 예수님의 동반자이시다. 마리아께서는 성령으로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님을 잉태하신 순간부터 그분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함께 하셨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있어서 각별히 헌신적인 동반자이셨다.
4. 성모 마리아께서는 탁월한 전구자이시다.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의 기적은 마리아의 믿음과 청원으로 말미암아 비롯된 것이다. 오늘날에도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마리아의 전구의 도움을 받았고, 또 받고 있다. 바오로 6세 교황은 교황 권고 「마리아 공경」에서 이 점을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후에도 마리아께서는 당신께 도움을 청하는 이들은 물론 자신이 당신의 자녀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에게까지 가까이 계시면서 부단하고도 효과적인 전구를 해 주십니다.”(56항) “따라서 하느님 백성은 마리아를 ‘근심하는 이의 위안’, ‘병자의 구원’, ‘죄인의 피난처’라고 일컬으면서 괴로울 때 위로를, 아플 때 새 힘을, 죄 중에서 해방의 힘을 얻고자 하였습니다. 마리아는 죄에서 자유로우신 분으로서 당신 자녀들을 인도하여 죄를 단호히 끊어 버리도록 해주시기 때문입니다.”(57항)
5. 성모 마리아께서는 하느님 흠숭을 방해하시기보다는 하느님 흠숭을 진작시키시는 분이시다. 만일 성모 공경이 하느님 흠숭을 가로막는다면 그것은 잘못된 공경임에 틀림없다.
6. 성모 마리아께서는 성덕에 있어서도 모든 그리스도인의 모범이시다. 이해할 수 없는 일에 당황하지 않고, 화나는 일에도 화를 내지 않을 수 있다면, 또한 억울한 일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곰곰이 생각하며 가슴 깊이 담아둘 수 있다면 대단한 인격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무엇보다 성모 마리아의 성덕의 절정은 겸손이다. 마리아께서는 하느님의 여종을 자처하셨을 뿐 아니라(루가 1, 48)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시고 언제나 아기 예수님을 중심에 두셨다. 예수 그리스도의 공생활에서 마리아께서는 항상 아드님의 뒷전에 조용히 머물러 계셨다. 이와 같은 겸손 역시 모든 그리스도인이 힘을 다하여 추구하여야 할 성덕의 하나이다.
결론
가톨릭 신자들의 신앙생활과 성모 공경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초대교회 박해 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온갖 역경에서도 그리스도 신자들은 마리아를 어머니로 모시며 신앙을 지켜왔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가톨릭 신자들도 혹독한 박해 시대를 거치면서 신앙을 지켰다. 특히 성모님께 의탁하며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였다. 성모 공경은 분명 정당하고 그리스도 신앙에 큰 도움을 준다. 오늘날에도 우리나라 가톨릭교회 안에서 성모 신심은 그 어느 신심 활동보다도 활발하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얼마나 순수한 마음에서 성모 신심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미 앞에서 보았듯이 병 치유나 기적적 현상에만 집착하여 성모 발현과 메시지만을 신앙생활의 전부로 착각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예를 들어 가족과 이웃을 외면하면서 입으로만 하느님,성령, 성모를 들먹이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개인 체험을 무조건 하느님의 계시, 성모님의 메시지라고 믿고 퍼뜨리거나, 우리 사회의 죄를 외면하고 개인의 깊은 상처나 죄책감을 건드려 미사 예물과 헌금을 강요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 보다 연옥, 지옥, 형벌을 지나치게 강조하며 불안, 공포를 조장하는 경우와 개인의 고통을 무작정 예수님의 십자가 고통이라고 우기는 경우가 있다. 교회는 성모 공경을 발현이나 기적 현상을 찾아다니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공적인 전례 안에서 신앙생활의 힘을 얻도록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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