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22일 금요일

“부자 떠나면 잘 가라?”…시애틀-스타벅스 갈등 확산

 

미국 북서부 최대 도시 시애틀에서 좌파 성향 정책을 내세운 여성 정치 신인 케이티 윌슨(43)이 시장으로 당선됐다. 지역의 주거비 급등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기존 행정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민심이 민주당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타벅스 脫시애틀 부른 '서부 맘다니'의 가벼운 입

자칭 민주사회주의자 윌슨 시장
부유층 유출 지적에 "잘 가세요"
스타벅스 "테네시주에 거점 신설"
시장, 뒤늦게 "시애틀에 남아달라"

“그리고 떠나는 사람들은, 뭐, 잘 가세요(And the ones that leave, like, bye).”

케이티 윌슨 미국 시애틀 시장이 지난달 시애틀대 포럼에서 부유층 유출을 우려하는 지적에 대해 손을 흔들며 내뱉은 발언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이 발언이 알려진 직후 시애틀에 본사를 둔 스타벅스는 5년간 1억달러(약 1500억원)를 투자해 테네시주에 2000명 규모의 업무 거점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고, 지난주에는 구조조정 차원에서 300명을 추가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윌슨 시장은 17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득보다 실이 많은 발언이었다”며 “스타벅스가 (시애틀에) 남길 바란다”고 했다.

스타벅스는 1971년 시애틀의 작은 원두 판매점으로 시작해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로 성장한 기업이다. 본사도 시애틀을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다. 그런 스타벅스의 테네시 진출은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결별 선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자칭 ‘민주사회주의자’인 윌슨의 발언은 시애틀이 속한 워싱턴주의 부유세와 반기업 정서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주는 지난 2월 연 소득 100만달러(약 15억원)를 초과하는 부유층에게 9.9%의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세입자 보호, 최저임금 인상, 대중교통 개선을 내걸고 당선된 윌슨은 이 증세 정책을 강력하게 지지해 왔다.

스타벅스가 택한 테네시주는 대조적으로 주(州) 소득세가 없고 생활비도 저렴하다.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거나 조합비를 내지 않아도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일할 권리(right to work)’ 법률도 시행 중이다. 스타벅스 창업자 하워드 슐츠는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시장의 사회주의적 수사가 고용주를 악마화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플로리다주로 거처를 옮겼다.

윌슨은 취임 초부터 기업과 갈등을 빚었다. 지난해 11월 당선 직후 스타벅스 바리스타 파업 현장을 찾은 그는 “나는 스타벅스 커피를 사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도 사지 말라”며 불매운동을 독려했다. 자동차 없이 16평짜리 임대 아파트에 사는 서민적 면모와는 별개로 대도시를 이끄는 행정가로서 정무 감각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따랐다. 현재 시애틀 중심가의 상업용 건물 공실률은 35%를 넘었다.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시애틀 도심과 외곽에 본사를 둔 IT 기업들도 지역 고용을 줄이고 있다.

윌슨은 지난해 같은 시기 당선된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과 급진적인 정치 노선이 거의 같아 ‘서부의 맘다니’로 불린다. 동부(뉴욕)와 서부(시애틀)의 대표적 해안 도시에서 좌파가 정권을 잡으면서 경영 환경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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