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을 내려다보면 도로 위를 지나치는 수많은 차와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넓고 거친 세상을 살다 보면 문득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세상에는 귀하고 단단한 옥(玉)처럼 빛나는 인연보다, 바람에 스치는 흔한 모래처럼 스쳐 지나가는 관계가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젊은 날에는 더 넓은 인맥을 쌓고, 더 많은 이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삶의 성공이자 미덕이라 믿었습니다. 사람들과의 모임에 부지런히 참석하고, 끊임없이 외연을 넓히려 애썼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삶의 무거운 짐들을 하나씩 내려놓고 보니, 그 수많던 인간관계의 대다수는 계절이 지나면 사라지는 바람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지금 곁을 천천히 둘러봅니다. 마주 앉아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람, 내 삶의 기쁨과 슬픔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 주는 수수한 몇몇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곁에 남은 몇 사람
지금 까지 살다 보니 사람에 대한 생각도 많이 달라졌다.
젊을 때는 아는 사람이 많고 친구가 많으면 인생이 든든한 줄 알았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사람은 하나둘 떠나고, 연락이 끊기고, 각자의 삶으로 흩어진다.
처음에는 서운했다.
이제는 그것도 삶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며칠 전 아침, 약을 먹고 있는데 오래된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오늘은 좀 어때?”
별것 아닌 한마디였다. 그런데 그 말이 하루 종일 마음에 남았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사람이 귀하다.
내 사정을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듣고,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하지 않은 사람. 아프다는 말을 들으면 한 번쯤 걱정해 주는 사람.
많을 필요가 없다.
모두에게 이해받으려 하지 않아도 된다.
나를 알아주지 않는 사람 때문에 마음을 쓰기보다, 지금 내 곁에 남아 있는 사람에게 잘하는 것이 낫다.
즈금의 나이가 되어 돌아보니 결국 남는 것은 재산도, 명성도 아니었다.
힘들 때 곁에 있어 준 사람, 내 안부를 기억해 준 사람, 말없이 나를 받아준 사람들이다.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외로운 것보다
나를 진심으로 알아주는 몇몇 이들과 온기를 나누고,
그들에게 때로는 마음을 의지하며 사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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