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을 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이상한 사실 하나를 깨닫게 된다. 밀은 늘 조용히 자라고, 가라지는 늘 먼저 눈에 띈다. 가라지는 더 푸르고, 더 빠르고, 더 크게 자라서 마치 그 밭의 주인처럼 보인다. 사람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끌린다. 요란한 것, 크게 보이는 것, 당장 눈을 잡아끄는 것.
삶에서도 그런 것들이 먼저 보인다. 불안, 결핍, 비교, 후회 같은 것들. 이들은 가라지처럼 자라서 하루를 덮고, 마음을 흔들고, 마치 내 삶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굳어버린다.
밀과 가라지를
한눈에 구별하기 어려운 것처럼,
행복과 불행도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행복의 싹 곁에는
그럴듯한 모습으로 자라는
불행이라는 잡초가 함께 자랍니다.
잡초는 더 빨리 자라고,
더 푸르고, 더 무성해 보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잡초를
좋은 풀이라고 착각하기도 합니다.
돈이 많아지는 것이 행복인 줄 알았고,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것이 행복인 줄 알았으며,
더 많이 갖고 더 높이 올라가는 것이
잘 사는 길이라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황혼의 문턱에 서서 돌아보니
행복은 의외로 소박한 곳에 있었습니다.
오늘 두 발로 걸을 수 있고,
밥 한 끼를 편안히 먹을 수 있고,
곁에 마음을 나눌 사람이 있고,
하루를 무사히 보내며
잠자리에 들 수 있는 것.
어쩌면 이것이
가장 오래 자라야 할 행복의 풀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나는 하느님께 청합니다.
많이 갖게 해달라고 하기보다
무엇을 가져야 하는지 알게 해주시고,
더 높이 올라가게 해달라고 하기보다
무엇이 정말 중요한 것인지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시기를.
행복의 열매를 맺는 풀과
행복처럼 보이지만 결국 마음을 병들게 하는 잡초를
구별할 수 있는 눈을 주시기를.
남은 삶에서는
잡초를 키우느라 행복의 싹을
짓밟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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