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6일 토요일

길은 선택하는 사람의 것이고, 행복은 지키는 사람의 것이다

 


선택한 길, 지켜온 행복

돌이켜보면 인생은 크고 작은 갈림길의 연속이었다. 이역만리 낯선 땅으로 건너오기로 한 결정, 오랜 세월 몸담았던 전공을 택한 순간,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키우기로 한 선택까지 — 그 어느 것도 누가 대신 걸어줄 수 있는 길은 아니었다. 젊은 시절에는 그 선택이 옳은지 그른지조차 알 수 없어 불안했던 밤도 많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보니, 중요한 것은 그 길이 완벽했는가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걸었다는 사실 그 자체였다.

길을 선택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 용기는 한 번의 결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땅에 뿌리를 내리며 겪었던 언어의 장벽, 낯선 문화 속에서의 고립감, 전문 분야에서 자리를 잡기까지의 인내 — 이 모든 것은 선택 이후에도 매일 다시 걸어가야 했던 길의 연장선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제 이렇게 말하고 싶다. 길을 선택하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고, 진짜 어려운 일은 그 길 위에서 흔들리지 않고 계속 걸어가는 것이라고.

그렇다면 행복은 어떠한가. 젊었을 때는 행복이 어딘가에 도달하면 저절로 주어지는 상태라고 생각했다. 원하는 일을 이루면, 자식이 잘 자라면, 안정된 삶을 이루면 행복이 손에 쥐어질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아보니 행복은 성취의 결과물이 아니라 매일의 습관에 가깝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무리 큰 것을 이루었어도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순간 행복은 조용히 빠져나간다. 반대로 작은 것이라도 감사히 여기고 곁에 있는 사람을 살피는 마음을 잃지 않으면, 행복은 그 자리에 머문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이 말의 무게를 실감한다. 건강도, 관계도, 마음의 평안도 한 번 얻었다고 영원히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아내와 함께 골프를 치며 보내는 오후, 자식들의 안부를 묻는 전화 한 통,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며 갖는 감사의 마음 — 이런 것들은 매일 새롭게 지켜내야 하는 작은 행복들이다. 지키지 않으면 흩어지고, 관심을 거두면 시들어버리는 것이 행복의 본질인 듯하다.

그래서 이제는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젊은 날에는 길을 선택하는 용기가 삶을 결정했다면, 남은 날들에는 그 길에서 얻은 작은 행복들을 얼마나 정성스럽게 지켜내느냐가 삶의 질을 결정한다고. 큰 것을 새로 선택할 기회는 줄어들지 몰라도, 이미 가진 것을 지키는 지혜는 나이 들수록 더 깊어질 수 있다. 그것이 어쩌면 인생 후반부가 주는 가장 조용하고도 확실한 선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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