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28일 월요일

어머니, 기다림과 그리움의 의미

 


기다림이 그리움이 되어

기일이 가까워 오면 가을바람 속에서 어머니 생각이 부쩍 깊어진다. 여든을 훌쩍 넘긴 나이가 되었는데도, 어머니를 떠올리면 마음은 어느새 어머니 앞에 선 어린아이가 된다.

어머니는 평생 기다리는 분이셨다. 자식이 밖에 나가면 돌아올 때까지 마음을 놓지 못하셨고, 자식이 멀리 떠나면 소식이 오기까지 하루하루를 조용히 견디셨다. 그때는 그 기다림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알지 못했다. 나는 내 삶을 꾸려 가느라 바빴고, 이 땅에서 뿌리내리고 살아가느라 앞만 보며 달려왔다. 어머니가 기다리고 계시리라는 사실은 늘 알았지만, 그 기다림에 제대로 답하지 못한 채 세월이 흘렀다.

이제는 내가 기다리는 사람이 되었다. 자식들의 안부 전화를 기다리고, 손주들이 다녀가는 날을 기다린다. 전화벨이 울리면 반갑고, 소식이 뜸하면 마음이 쓰인다. 그러면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어머니가 기다리셨던 것은 자식의 귀가만이 아니라 자식과 이어져 있다는 확신이었다는 것을. 기다림은 사랑이 몸을 낮추고 문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요즘은 세상이 참 빠르다. 얼굴을 보며 통화할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지구 반대편에도 금세 닿는다. 그런데도 우리는 정작 부모의 마음 앞에서는 여전히 늦는다.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 한 번이라도 더 손을 잡아 드리고 "고맙습니다" 한마디 건넸어야 했는데, 그 말은 늘 다음으로 미뤄졌다. 어머니가 떠나신 뒤에야 그 다음이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

그래도 어머니는 떠나신 것이 아니라 내 안에 머물러 계신다. 기일이 되면 상 앞에 서서 어머니를 부르는 것은 슬픔에 잠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번에는 내가 어머니를 기다리는 차례이기 때문이다. 그리워할 수 있다는 것, 마음 한켠에 기다릴 분이 계시다는 것은 지금의 나에게 남은 큰 행복이다.

사랑은 그리움이고 기다림이다. 어머니가 내게 남기신 가장 큰 유산은 바로 그것이다. 나도 언젠가 어머니 곁으로 가는 날, 어머니가 문 앞에서 기다리고 계시리라 믿는다. 그날까지 나는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대로, 자식들을 기다리고 그리워하며 사랑하는 법을 이어 가려 한다.

어머니!

 

모든 인간의 영원한 안식처이자 고향같은 존재이다.

모든 것을 다 품어 주시고 모든 것을 다 주고도 기억하지 않는 어머니! 

그건 영원한 향수이며, 불러도 불러도 자꾸만 그리운 
마음의 고향과 같은 이름이다.

이 세상에서 나 보다 나를 더 사랑했던 그 분이 바로 

그리도 그리운 우리의 어머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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