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보니, 결국 사람이다
살아보니 그런 것 같다.
젊을 때는 좋은 친구를 골랐다.
말이 잘 통하고, 능력이 있고, 내게 도움이 되는 사람을 가까이하려 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보니
조금 서툴고, 조금 모자란 친구가 오래 남는다.
아무 말 없이 옆에 앉아주는 사람이 고맙다.
다만 그런 사람도 당연하게 여기면 어느 날 떠난다.
돈도 그렇다.
돈이 있어야 생활이 편하고 노후도 덜 불안하다.
하지만 통장 잔고가 늘어난다고 외로움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가진 것이 많아질수록 마음을 나눌 사람은 줄어든다.
사랑은 더 어렵다.
오래 사랑할수록 사랑을 더 잘 알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도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는 알 것 같다.
진심으로 사랑했던 때는
상대에게 무엇을 받을지 계산하지 않았던 때였다.
이 나이가 되어 돌아보니
인생에서 끝까지 남는 것은
많이 가진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을 소중히 대했던 시간이다.
그래서 무엇을 남길 것인가
황혼의 문턱에서 돌아보면, 많은 사람을 남기는 삶보다 좋은 사람들을 남기고 스스로도 좋은 사람이 되어 떠나는 삶이 더 값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친구든, 돈이든, 사랑이든 — 결국 남는 것은 양이 아니라 질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알았느냐가 아니라, 몇 명의 사람과 진짜로 통했느냐. 얼마나 많이 벌었느냐가 아니라, 그 돈이 관계를 지켰느냐 무너뜨렸느냐. 얼마나 오래 사랑했느냐가 아니라, 주제를 잊고 순수하게 사랑했던 그 짧은 순간이 있었느냐.
세월에 쫓기지 말고 동행하자는 마음으로, 오늘 곁에 있는 바보 같은 친구를 만만하게 보지 않고, 가진 것에 감사하며 지키고, 계산 없이 사랑할 수 있었던 그 시절의 나를 잊지 않는 것 — 그것이 남은 날들을 채우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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