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은 나쁜 소식, 상대하기 힘든 사람, 혹은 실망스러운 일과 마주할 때 (특히 역경에 부딪히게 되었을 때) 마다 삶에 대한 일종의 대응 방식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별로 효과적이지 못한 습관에 빠지게 된다. 즉, 과민 반응을 보이거나 평정을 잃고, 지나치게 긴장하며, 삶의 부정적인 측면에 압도당한다.
그러나 사소한 것들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빠졌을 때, 짜증을 부리거나 화를 내고, 고민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등 과민 반응을 일으키면, 더 깊은 좌절감을 느낄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게 된다. 좀더 거시적으로 사태를 보지 못하고 부정적인 면에 집착함으로써,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는 사람들을 짜증나게 만든다.
간단히 말해, 우리는 사소한 일에도 마치 위급하고 대단한 문제가 일어난 것처럼 행동한다. 이 때문에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왕좌왕하지만, 오히려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어 버리곤 한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대단히 중요한 것처럼 생각한다. 그래서 삶이란 결국 하나의 극적인 일을 해결하고 또다시 다른 극적인 일에 부딪히면서 살아가는 것이라 느끼기조차 한다. 그러나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면 그것을 더욱 빨리,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우리에게
아침 출근길, 꽉 막힌 도로에서 무리하게 끼어드는 차량을 보며 욱하는 마음이 치밀어 오른다. 직장에서는 동료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온종일 머릿속을 맴돌고, 퇴직 후나 노후 걱정 같은,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의 불안이 파도처럼 밀려와 잠을 설치게 만든다.
우리는 참 자주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돌이켜보면 그리 대단치도 않은 일들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스스로를 갉아먹으며 끙끙댄다. 완벽한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강박, 모든 상황을 내 통제 아래 두어야 한다는 집착이 우리를 끊임없이 긴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저항을 멈출 때 시작되는 것들
선(禪)의 철학은 인생이라는 거대한 흐름에 온 힘을 쥐어짜며 대항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비저항적인 자세’란 말처럼 쉽지 않다. 당장 눈앞의 고과 평가, 대출 이자, 인간관계의 갈등이 서슬 퍼렇게 살아있는데 어떻게 그냥 지나가도록 둘 수 있겠는가.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삶을 수용한다는 것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주저앉는 무기력함이 아니다. 그것은 거친 파도가 칠 때 바다와 싸우려 들지 않고, 파도의 흐름을 타는 서퍼의 유연함에 가깝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타인의 행동이나 이미 벌어진 상황에 악을 쓰며 저항해 보았자, 상처 입는 것은 언제나 나 자신뿐이다. 억지로 붙잡고 있던 통제의 끈을 툭 내려놓는 순간, 역설적으로 우리는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진짜 여유를 얻게 된다.
선(禪, Zen)의 철학은 한마디로 "본질로 돌아가기 위해 마음의 군더더기를 비우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복잡한 이론이나 교리, 외부의 조건에 매달리지 않고, 지금 이 순간 내면의 꾸밈없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정서적·철학적 실천입니다.
결국 선의 철학은 거창한 종교적 깨달음에만 머무는 것이 아닙니다. 삶이 무거워질 때, 인간관계가 피로해질 때, 내 안의 소유욕과 집착을 가만히 내려놓고 삶을 가장 단순하고 투명하게 만드는 지혜를 빌려주는 따뜻한 길잡이입니다.
지혜는 구별하는 데서 온다
유명한 기도문처럼, 삶의 평온은 ‘변화시킬 수 있는 것’과 ‘그럴 수 없는 것’을 명확히 구별하는 지혜에서 시작된다.
바꿀 수 없는 것: 이미 지나간 과거, 타인의 마음과 성격, 갑작스러운 날씨나 통제 불가능한 시장의 변화.
바꿀 수 있는 것: 지금 이 순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행동, 상황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 그리고 내 마음의 호흡.
우리가 겪는 대부분의 괴로움은 바꿀 수 없는 것을 바꾸려 고집부릴 때 발생한다. 반대로 바꿀 수 있는 나의 태도는 방치한 채 환경 탓만 할 때 삶은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흘려보내기, 삶이 순조로워지는 비밀
오늘도 우리는 수많은 사소한 문제들과 부딪힐 것이다. 그때마다 마음속으로 가만히 읊조려보자. '이건 내가 바꿀 수 있는 일인가, 없는 일인가.'
내가 손쓸 수 없는 영역의 일이라면, 그저 먼지처럼 스쳐 지나가게 두자. 묻어둔 감정은 흘려보내고,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일에만 집중하는 것. 이 단순한 알아차림만으로도 마음의 무게는 놀라울 정도로 가벼워진다.
완벽한 인생이란 없다. 다만 밀려오는 삶의 파도를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사소한 웅덩이에 발이 묶이지 않는 평온한 인생이 있을 뿐이다. 오늘도 꽉 쥐고 있던 두 손의 힘을 조금만 빼보자. 삶은 생각보다 우리에게 부드럽게 흘러갈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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