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려면 이미 가진 것에 감사해야 한다는 말은 참 바르고 좋은 말이다. 구구절절 옳은 소리라 고개를 끄덕이게 되지만, 솔직해지자면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남들의 화려한 포장지와 내 가감 없는 일상을 비교하다 보면, 감사라는 단어조차 억지스러운 숙제처럼 다가오기 때문이다. "남들은 저리 앞서가는데 왜 나만 제자리일까,무엇에 감사하라는 걸까," 하는 삐딱한 마음이 고개를 드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진짜 현실적인 감사는 대단한 성취나 완벽한 삶에서 오지 않는다. 오히려 '최악은 면했다'는 안도감, '이만하면 오늘 하루도 무사히 버텼다'는 담담한 타협에서 온다. 남들과 비교하면 한없이 초라해 보일지 몰라도, 내 손에 쥐어진 이 소소한 조각들이 사실은 내 하루를 지탱하는 진짜 버팀목이다.
살다 보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고,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종종 부족한 점과 잃어버린 것만 바라보며 스스로를 괴롭힌다. 그러나 때로는 "이만하면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
물론 이 말은 현실을 외면하거나 더 나은 삶을 포기하자는 뜻이 아니다. 다만 지금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남아 있는 것들의 가치를 발견하자는 의미에 가깝다. 실패했다고 생각했던 순간에도 돌아보면 지켜낸 것이 있고,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을 때가 있다. 건강을 잃지 않았고, 곁에 사람들도 남아 있으며, 다시 시작할 기회도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우리는 종종 가장 좋은 결과만을 기준으로 현재를 평가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최악의 상황을 견디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했어도 배울 기회가 있고, 승진하지 못했어도 일을 계속할 수 있으며, 계획한 만큼 돈을 모으지 못했어도 생활이 가능한 경우가 있다. 이러한 사실을 떠올리면 지금의 삶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
"이만하면 다행이다"라는 말은 체념이 아니라 회복의 시작이다. 부족함 속에서도 괜찮은 부분을 발견할 때 우리는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기대에 미치지 못해도 괜찮다. 오늘을 무사히 살아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때로는 그것이 우리가 스스로에게 건넬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위로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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