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1일 일요일

뿌린 만큼 거두는 것이 장사이고, 인생이다

 

뿌린 만큼 거두는 것이 장사이고 인생이라는 말은, 살아온 날들이 증명하는 가장 정직한 성적표와 같습니다.

젊은 날의 장사는 척박한 땅에 악착같이 씨를 뿌려 괄목할 만한 수확을 거두는 일이었습니다. 더 많은 이익을 남기고, 더 넓은 인맥을 쌓고, 남들에게 번듯하게 보여줄 결실을 맺기 위해 밤낮없이 밭을 일구었습니다. 뿌린 대로 거두리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몸이 부서져라 달릴 수 있었고, 실제로 세상은 노력한 만큼의 자리를 내어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인생의 가을을 지나 겨울의 초입에 서서 마주하는 현실은 우리에게 또 다른 계산법을 가르쳐줍니다. 이제는 무작정 많이 뿌리는 것이 미덕이 아니라, ‘무엇을 뿌리고 무엇을 거둘 것인가’를 준엄하게 선택해야 하는 서글프고도 명확한 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현실적인 인생의 장사에서 가장 먼저 깨닫는 것은, 내 영혼을 갉아먹는 밭에는 더 이상 미련하게 씨를 뿌리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나를 잃어가면서까지 지켜야 할 관계가 없듯이, 애써 진심을 쏟아부어도 돌아오는 것은 피로감과 허무함뿐인 인간관계라면 그 밭은 과감히 묵혀두는 것이 맞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기 위해 베푼 과도한 친절과 형식적인 의리는, 결국 나에게 '정서적 파산'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뿐입니다.

이제 저의 현실적인 씨뿌림은 철저히 내 내면의 평온과 소중한 이들을 향해 좁혀집니다.

매일 아침 운동화를 여미고 정해진 걸음을 묵묵히 채우는 일, 필드 위에서 푸른 잔디를 밟으며 온전히 나만의 시간에 몰입하는 일은 내 건강한 신체를 위해 뿌리는 정직한 씨앗입니다. 반백 년의 세월을 함께 살아내며 이제는 눈빛만 보아도 속내를 아는 아내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을 다하고 있는 자식들을 그저 믿고 묵묵히 바라봐주는 일은 내 삶의 가장 안전한 울타리에 심는 귀한 씨앗입니다.

장사꾼이 철에 따라 매대를 정리하고 가장 이문이 남는 귀한 물건에 집중하듯, 인생도 나이가 들수록 매일의 일상을 단순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굳이 알 필요 없는 세상의 소음과 복잡한 기술의 홍수 속에서 내 마음의 경계를 단단히 지키는 것, 그리하여 내 영혼이 다치지 않을 만큼만 세상을 안으로 들이는 완급 조절이야말로 가장 수지맞는 장사입니다.

인생이라는 정직한 시장에서, 내가 심은 담백한 습관과 정돈된 마음은 결코 나를 배신하지 않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쓸쓸하지 않고, 복잡하지 않아도 빈곤하지 않은 내 마음의 평정심. 그것이 바로 내가 오늘 하루 정직하게 땀 흘려 뿌린 현실의 밭에서 거두어들일 가장 값진 수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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