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5일 일요일

잘 살다, 잘 떠나는 일

 


우리는 누구나 죽는다. 평생을 살아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종교를 통해 영생을 꿈꾸는 사람도 있고, 죽음 이후의 세계를 믿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주어진 삶의 시간에는 끝이 있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사느냐만이 아니라,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떠나느냐일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죽음에 대한 생각도 조금씩 달라진다. 젊을 때는 더 많이 갖고 더 높이 올라가는 일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야 나 자신과 가족에게 짐을 덜 남길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된다.

돈이 없다고 지나치게 조바심 내지 말자. 없는 것은 없는 대로 살림을 꾸리고,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화부터 내거나 목소리를 높이지 말자. 한 번뿐인 인생이라고 해서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하며 살 수도 없다. 내 자유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한다면 그것은 자유가 아니라 욕심일 수 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지켜야 할 도리가 있다. 형편이 어려워도 지켜야 할 품위가 있고, 나이가 들어도 잃지 말아야 할 예의가 있다. 결국 사람의 됨됨이는 가진 재산이나 이룬 업적보다 평범한 날에 어떤 말과 행동으로 살아왔는지에 더 잘 드러나는 법이다.

나의 마지막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슬픔만 남기는 일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이별의 슬픔까지 없앨 수는 없다. 다만 살아 있는 동안 가족에게 지나친 부담을 남기지 않도록 준비하고, 재산과 의료 문제도 가능한 한 정리해 두며, 고마운 사람에게는 고맙다고 말하고 미안한 사람에게는 미안하다고 말하며 살고 싶다.

내가 떠난 뒤에도 사람들이 나를 떠올리며 작은 미소를 지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대단한 사람으로 기억되기보다 함께 있을 때 편안했던 사람,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건네던 사람으로 남고 싶다.

그러니 죽음을 걱정하며 사는 연습을 하기보다 오늘을 잘 사는 연습을 하자. 힘들다고 모든 것을 포기하지 말고, 화가 난다고 관계를 망가뜨리지 말자. 형편이 어렵다고 삶 전체를 불행으로 단정하지도 말자. 최악의 상황부터 생각하기보다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찾아보자.

잘 죽는다는 것은 어쩌면 특별한 기술이 아닐 것이다. 살아 있는 동안 너무 많은 원망을 남기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하고, 주어진 삶을 자기 몫만큼 성실하게 살아내는 일일 것이다.

오늘도 웃을 수 있을 때 웃고, 고마울 때 고맙다고 말하자. 잘 살다 잘 떠나는 일은 먼 훗날 죽음 앞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오늘을 살아가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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