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31일 토요일

"오래 사는 것보다, 내 삶의 주인으로 사는 것"

 

나는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

오래 사는 것보다 내 삶의 주인으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한다.

'나는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

황혼인  나에게도 낯설지 않은 질문이다.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짧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자연히 남은 시간을 생각하게 된다.

요즘은 장수하는 사람들의 생활 습관이나 건강을 가늠하는 여러 가지 신호가 소개된다. 잘 먹고, 잘 자고, 꾸준히 움직이고, 마음을 편하게 유지하며, 무언가를 기대하는 삶이 장수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특별한 비결도 아니다. 오래 사는 사람들의 일상에는 대단한 것이 없다. 제때 밥을 먹고, 조금씩 걷고, 사람들과 안부를 나누며, 내일 할 일을 생각하는 소박한 생활이 있을 뿐이다.

첫째, 몸은 움직일 수 있을 때 움직여야 한다.

나이가 들면 걸음이 느려지고 근력이 약해지며 여기저기 불편한 곳이 생긴다. 젊었을 때처럼 몸을 마음대로 쓸 수 없다는 사실도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다고 움직임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걷고, 가벼운 운동을 하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몸은 쓰지 않으면 더 빨리 약해진다.

이제는 멀리 걷는 것보다 오늘도 내 두 발로 집 밖에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 더 고맙다.

둘째, 사람과의 관계를 끊지 말아야 한다.

노년의 외로움은 생각보다 깊다. 오랜 세월 함께한 배우자도 언젠가는 먼저 떠날 수 있고, 친구들도 하나둘 세상을 떠나거나 병원과 요양시설에서 지내게 된다.

젊을 때는 사람을 만날 기회가 많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만남은 줄어든다. 그래서 먼저 안부를 묻고, 전화 한 통이라도 건네며, 차 한잔 나눌 사람을 남겨 두는 일이 중요하다.

돈으로 좋은 집과 편리한 생활은 마련할 수 있어도 마음을 나눌 사람까지 살 수는 없다. 노년에는 많은 사람보다 마음 편히 연락할 수 있는 몇 사람이 더 소중하다.

셋째, 내 삶의 선택권을 가능한 한 오래 지켜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일이 늘어난다. 건강과 경제적인 사정에 따라 생활의 자유도 달라진다. 그래서 무엇을 먹고, 어디에 가고, 누구를 만나고, 어떻게 하루를 보낼 것인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모든 것을 내 뜻대로 할 수는 없더라도 작은 일상의 결정만큼은 내 손으로 하고 싶다. 삶의 주도권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노년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넷째, 내일을 기다릴 작은 이유가 있어야 한다.

거창한 목표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 맛있는 식사를 하고, 읽고 싶었던 책을 펼치고, 산책을 나가고, 가족이나 친구에게 전화를 거는 일도 충분하다.

나이가 들었다고 꿈과 호기심까지 접을 필요는 없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글을 쓰고, 작은 계획을 세우는 동안 마음은 여전히 살아 움직인다.

다만 노년에는 욕심도 조금씩 줄여야 한다. 더 많이 갖는 것보다 지금 가진 것을 지키고, 더 높이 올라가는 것보다 넘어지지 않고 하루를 잘 보내는 것이 중요해진다.

돌아보면 젊은 시절에는 오래 살기 위해 살았다기보다 앞만 보고 달렸다. 가족을 책임지고 생계를 꾸리느라 건강과 시간, 사람들과의 관계를 뒤로 미룬 날도 많았다.

이제 와서 생각하면 인생의 가치는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보다 어떻게 살아왔느냐에 있는 것 같다.

물론 장수에는 정해진 공식이 없다. 아무리 건강하게 살아도 병을 피할 수 없고, 아무리 조심해도 뜻하지 않은 일이 생긴다. 몇 살까지 살 것인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니 남은 수명을 계산하며 걱정하기보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살아야겠다.

오늘 밥을 잘 먹고, 내 발로 조금이라도 걷고, 마음을 나눌 사람이 있고, 내일을 기다릴 작은 일이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제 나에게 장수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다. 몸이 허락하는 만큼 움직이고, 사람들과 정을 나누며, 스스로의 삶을 선택하고, 하루하루를 감사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몇 살까지 살지는 하늘의 몫이지만, 남은 날을 어떻게 살아갈지는 아직 나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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