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9일 목요일

바쁜 일상에 잊고 지낸 성모님

 


묵주 성월인 10월도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아내의 건강 문제로 마음을 졸이고 이리저리 신경 쓰다 보니 한 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루하루 눈앞에 닥친 일들을 챙기느라 정신없이 지냈습니다. 그러다 이제야 달력을 바라보니 10월이 끝나가고, 그제야 성모님 생각이 났습니다.

묵주 성월이라고 마음속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정작 묵주를 손에 들고 기도할 여유조차 갖지 못했습니다. 아내의 건강이 걱정되니 다른 생각은 뒤로 밀려났고, 하루를 무사히 보내는 것만으로도 벅찼습니다.

돌이켜보면 신앙생활도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습니다. 평온할 때는 기도해야 한다는 생각을 잊고 지내다가, 어려운 일이 닥치면 간절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찾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믿음의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감사하는 마음을 잃지 않고, 힘든 시간을 견디면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것 또한 신앙의 한 모습일 테니까요.

이제야 성모님을 생각하게 된 것이 조금은 죄송스럽습니다. 하지만 늦게라도 마음을 돌려 기도할 수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습니다.

성모님, 아내의 건강을 돌보느라 마음이 분주했던 저희 부부를 굽어살펴 주소서. 아내에게 필요한 건강과 평안을 주시고, 저에게도 곁에서 아내를 돌볼 수 있는 힘과 인내를 허락해 주소서.

10월은 저물어 가지만 기도할 시간이 모두 지나간 것은 아닙니다. 묵주 성월을 온전히 보내지 못한 아쉬움은 내려놓고, 오늘부터라도 감사와 간구의 마음으로 묵주를 손에 들어 봅니다.

나이가 들수록 깨닫습니다. 건강은 당연한 것이 아니고, 곁에 있는 사람과 함께하는 하루하루도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결국 우리가 지켜야 할 가장 소중한 것은 거창한 성취가 아니라 서로의 건강을 염려하고, 서로를 보살피며, 오늘도 함께 살아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는 마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10월의 마지막 날을 앞두고, 이제 조용히 성모님께 마음을 맡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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