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30일 금요일

고것 참, 부부로 산다는 것



 황혼의 부부, 이기고 지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

세상에서 어려운 일이 두 가지 있다고 한다.

하나는 내 생각을 남의 머릿속에 넣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남의 돈을 내 주머니에 넣는 일이다.

첫 번째 일을 하는 사람을 선생님이라 부르고, 두 번째 일을 하는 사람을 사장님이라 부른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해내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아내라고 한다.

남편에게 자기 생각을 이해시키고, 남편의 지갑까지 관리하니 참으로 대단한 능력이다. 그래서 아내에게 대들면 집안의 평화가 깨지고, 끝까지 고집을 부리면 남은 하루가 편치 않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젊어서는 이런 농담을 들으며 웃어넘겼지만, 황혼의 나이에 접어들고 보니 그 안에 부부 생활의 현실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살다 보면 부부도 서로 생각이 다르고, 돈 쓰는 방식도 다르다. 작은 일로 말다툼을 하고, 때로는 상대방이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서운해하기도 한다. 오랜 세월 함께 살았다고 해서 모든 생각이 같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제 와서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를 따져 무엇하겠는가.

젊어서는 서로를 바꾸려고 애썼지만, 나이가 들면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이기는 것보다 양보하는 것이 편하고, 따지는 것보다 웃어넘기는 것이 지혜롭다.

특히 황혼의 부부에게는 서로가 얼마나 더 오래 곁에 있어 줄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건강도 예전 같지 않고, 일상의 작은 일조차 혼자 감당하기 어려워질 때가 온다.

그때 가장 큰 힘이 되는 사람은 멀리 있는 누군가가 아니라 오랜 세월 희로애락을 함께한 배우자일 것이다.

이제는 아내의 잔소리도 귀찮아하기보다 관심으로 받아들이고, 남편의 서툰 표현도 조금은 너그럽게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

황혼의 부부에게 필요한 것은 누가 이기느냐가 아니라, 마지막까지 서로의 편이 되어 주는 일이다.

젊어서는 사랑으로 살았고, 중년에는 책임으로 살았다면, 이제 남은 세월은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언젠가 한 사람이 먼저 떠나고 나면, 그토록 사소하게 여겼던 잔소리와 투정마저 그리워질지 모른다.

그러니 오늘 곁에 있는 사람에게 잘하자.

함께 늙어간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운 인연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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