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적 욕망(MIMETIC DESIRE).
배고픔이나 추위를 피하려는 본능이 우리의 '필요(needs)'를 좌우할지는 몰라도,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wants)'은 종종 타인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모방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선망하는 대상은 우리에게 무엇을 원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상사나 유명 인사가 조깅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하면, 어느새 우리는 러닝화를 구입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모방적 욕망의 구조 — 타인의 욕망을 빌려 쓰는 인간
인간은 배고픔·추위·안전 같은 필요(needs)에서는 자율적이지만, 무엇을 원하는가(wants)에 이르면 갑자기 사회적 존재가 됩니다. 우리가 욕망하는 대상의 상당 부분은 사실 타인이 욕망하는 방식의 모방입니다. 이 단순한 사실이 우리의 선택, 관계, 소비, 취미, 심지어 삶의 방향까지 조용히 흔듭니다.
모방적 욕망에서 벗어나기
내가 원하는 것인가, 남이 원해서 원하는 것인가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꽤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배가 고프면 먹고 싶고, 추우면 따뜻한 곳을 찾습니다. 이런 것은 본능적인 **필요(needs)**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더 좋은 집을 갖고 싶어 하고, 더 비싼 차를 타고 싶어 하며, 남들이 부러워하는 물건을 갖고 싶어 하는 욕망은 조금 다릅니다.
그 욕망에는 종종 다른 사람의 시선과 선택이 들어 있습니다.
누군가가 좋은 동네에 사는 것을 보고 나도 이사를 가고 싶어지고, 친구가 새로운 자동차를 사면 내 차가 갑자기 초라하게 느껴집니다. 유명인이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한다고 하면 나도 러닝화를 사고 싶어집니다. 소셜미디어에서 다른 사람들의 여행과 소비를 계속 보다 보면, 평범하게 살고 있던 내 삶까지 부족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이른바 모방적 욕망입니다.
황혼의 삶을 흔드는 것은 가난보다 비교일 때가 많습니다
젊을 때는 남보다 많이 가지려고 애쓰고,
나이가 들면 남보다 뒤처지지 않으려고 애씁니다.
그런데 황혼에 들어서면 한 가지를 깨닫게 됩니다.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은 가진 것의 부족만이 아니라, 남이 가진 것을 끊임없이 바라보는 마음이라는 사실입니다.
배가 고프면 음식이 필요합니다.
추우면 따뜻한 옷이 필요합니다.
아프면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런 것은 삶에 반드시 필요한 **필요(needs)**입니다.
하지만 좋은 차를 보고 나도 바꾸고 싶어지고,
친구가 큰 집으로 이사하면 내 집이 갑자기 초라해지고,
누군가 해외여행을 다녀오면 나도 가야 할 것 같고,
누군가의 화려한 노후를 보면 내 노후가 실패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입니다.
그것은 필요가 아니라 **욕망(wants)**입니다.
그리고 그 욕망 가운데 상당수는 내가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보면서 만들어진 욕망일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무엇인가를 자랑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그것을 갖고 싶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무서운 이유는 욕망이 욕망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욕망은 소비를 만들고,
소비는 지출을 만들고,
지출은 때로 빚을 만들며,
그 빚은 노후의 자유를 빼앗습니다.
결국 남의 삶을 바라보다가 내 삶의 안정성을 잃어버리는 일도 생깁니다.
황혼에는 비교의 대가가 더 커집니다
젊을 때는 잘못된 선택을 해도 다시 일어설 시간이 있습니다.
무리해서 자동차를 샀다면 몇 년 뒤 다시 벌면 됩니다.
사업에 실패했다면 다시 도전할 수도 있습니다.
과도한 소비를 했다면 앞으로 소득을 늘릴 기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은퇴 이후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소득은 줄어들고,
자산을 다시 크게 만들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건강이라는 변수가 등장합니다.
평생 모아놓은 돈도 병원비와 장기적인 돌봄 비용 앞에서는 빠르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황혼의 삶에서는 ‘얼마를 더 가질 것인가’보다 ‘얼마를 지키면서 살 것인가’가 훨씬 중요해집니다.
그런데 비교는 우리에게 계속 다른 것을 원하게 만듭니다.
친구가 골프를 시작하면 나도 시작해야 할 것 같고,
친구가 좋은 콘도로 이사하면 나도 옮겨야 할 것 같고,
친구가 자녀에게 큰돈을 주었다면 나도 그렇게 해야 할 것 같고,
다른 사람들이 손주에게 비싼 선물을 하면 나도 뒤처지고 싶지 않습니다.
문제는 남의 경제적 상황에는 그 사람의 소득과 자산, 가족관계와 부채, 건강상태가 모두 포함되어 있지만 우리는 겉으로 보이는 결과만 본다는 것입니다.
남의 10년을 보고
내 10분을 판단하는 셈입니다.
소셜미디어는 비교를 일상으로 만들었습니다
예전에는 비교할 대상이 많지 않았습니다.
동네 사람, 친구, 친척, 직장 동료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스마트폰을 열면 하루에도 수십 명, 수백 명의 삶이 들어옵니다.
누군가는 멋진 집에서 살고,
누군가는 크루즈 여행을 하고,
누군가는 골프장에서 웃고 있고,
누군가는 자녀와 손주들에게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계속 보다 보면
내가 가진 평범한 일상이 초라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화면에서 보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 전체가 아니라 편집된 한 장면입니다.
그 사람의 병원비는 보이지 않습니다.
부부 사이의 갈등도 보이지 않습니다.
자녀와의 문제도 보이지 않습니다.
은행 잔고와 부채도 보이지 않습니다.
밤에 혼자 느끼는 외로움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과 나의 현실을 비교합니다.
그래서 더 불행해집니다.
비교는 공정하지 않습니다.
노후의 진짜 부자는 욕망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황혼의 부자는 반드시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닙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의 돈을 가지고,
그 돈으로 남은 삶을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진짜 부자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남의 삶을 보고 내 삶을 평가하지 않는 능력입니다.
친구가 더 좋은 차를 타도 괜찮고,
누군가 더 큰 집에 살아도 괜찮고,
누군가 더 자주 여행을 가도 괜찮습니다.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면
남의 풍요가 나의 부족함이 되지 않습니다.
이것이 노후의 마음을 지키는 중요한 기술입니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를 다시 물어야 합니다
황혼에 들어서면 삶의 질문도 바뀌어야 합니다.
젊을 때는
**“무엇을 더 얻을 것인가?”**를 물었다면,
이제는
**“무엇이 없어도 나는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합니다.
그리고 소비하기 전에 한 번쯤 이렇게 물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아무도 이것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나도 이것을 원할까?”
“아무도 나를 보지 않는다면 그래도 이것을 하고 싶을까?”
“이것을 사거나 선택한 뒤 내 삶은 실제로 더 편안해지는가?”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다면 그것은 나의 욕망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답이
“남들이 하니까…”
“친구도 하니까…”
“나만 안 하면 뒤처지는 것 같아서…”
라면 잠시 멈춰볼 필요가 있습니다.
황혼의 자유는 ‘덜 원하는 능력’에서 시작됩니다
젊은 사람에게는 더 많이 원하는 것이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황혼에는 욕망을 줄이는 것이 오히려 자유를 늘려줍니다.
덜 사면 돈이 남고,
돈이 남으면 불안이 줄어듭니다.
덜 비교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마음이 편안하면 사람을 더 따뜻하게 대할 수 있습니다.
덜 욕심내면 무리해서 일하지 않아도 되고,
무리하지 않으면 건강을 지킬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결국 욕망을 하나 줄이는 것이 삶의 여유 하나를 얻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황혼의 삶에서는 이것이 결코 작은 일이 아닙니다.
남의 노후가 아니라 나의 노후를 살아야 합니다
인생의 마지막 계절에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보다
내가 실제로 살아가기 편한 삶이 중요합니다.
큰 집보다 관리하기 편한 집이 좋을 수 있고,
비싼 자동차보다 고장 걱정 없이 오래 탈 수 있는 차가 좋을 수 있습니다.
화려한 여행보다 몸이 허락하는 가까운 여행이 더 행복할 수 있고,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마음이 편안한 몇 사람과 차 한 잔 나누는 시간이 더 소중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삶이 작아진 것이 아닙니다.
삶의 본질을 알게 된 것입니다.
황혼은 더 이상 남과 경쟁해야 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얼마나 많이 가졌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가가 중요해지는 시간입니다.
남이 가진 것을 부러워하는 동안
내가 가진 것을 잃어버리지 않아야 합니다.
남의 화려한 삶을 바라보다가
내 삶의 평온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억해야 합니다.
남의 욕망을 따라 살다 보면
결국 남의 인생을 살게 됩니다.
황혼의 마지막 자유는
남들이 정해준 성공의 기준에서 벗어나
“이 정도면 내 삶은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는 마음입니다.
남보다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남과 비교하지 않아도 편안한 사람이
어쩌면 인생의 마지막에 가장 부유한 사람입니다.
황혼의 행복은 더 많이 가지는 데 있지 않습니다.
내 것이 아닌 욕망을 하나씩 내려놓고,
정말 내게 필요한 것들을 끝까지 지켜내는 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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