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4일 금요일

"판단하기 전에, 한 호흡만"-남의 입장

 

류시화 시인의 산문집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에는 "남의 입장이 되어보자"라는 주제로 함께 소개되는 두 가지 일화와 이 두 일화가 우리 현실에 던지는 메시지를 내용이 좋아 옮겨 봅니다

Have a happy everyday !!

첫 번째 일화 — 장애인 운전자 스티커

한 남자가 약속 장소에 늦지 않으려고 서둘러 운전하는데, 앞차가 거북이처럼 느리게 갔습니다. 경적을 울리고 헤드라이트를 깜빡여도 소용없자 화가 치밀어 오르던 순간, 차 뒤에 붙은 작은 스티커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장애인 운전자입니다. 조금만 참아 주세요."

그 문구를 본 순간 남자의 마음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조급함은 사라지고, 오히려 그 운전자를 보호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약속에 몇 분 늦는 것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일화 — 지하철에서의 두 아이

지하철 안에서 두 아이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싸우고 좌석 위로 뛰어오르는데, 옆에 있던 아버지는 생각에 잠긴 채 제지하지 않고 아이들이 쳐다볼 때마다 다정하게 미소만 지었습니다. 다른 승객들은 짜증이 났고, 결국 한 사람이 참지 못하고 소리쳤습니다.

"당신은 대체 어떤 아버지이길래 아이들을 제지하기는커녕 미소로 부추기고 있습니까?"

그러자 남자가 조용히 말했습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생각 중입니다. 아내가 친정에 갔다가 어제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장례를 치르고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길인데, 이제 다시는 엄마를 볼 수 없다는 걸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류시화 시인은 이 두 일화를 통해 이렇게 묻습니다. 왜 우리는 사람들 각자의 등에 붙어 있는 '보이지 않는 스티커'를 알아보지 못한 채 성급히 판단하는가?

"일자리를 잃었어요", "병과 싸우고 있어요", "이혼의 상처로 아파요",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어요" — 우리 모두는 이런 보이지 않는 스티커를 등에 붙인 채 살아가는 고독한 존재들이며, 누구의 삶도 한 문장으로 요약될 수 없다는 것이 이 두 일화가 전하는 메시지입니다. 그래서 서로에게 조금 더 참고, 조금 더 친절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 두 일화가 우리 현실에 던지는 메시지를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1.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명을 스치며 살아갑니다. 느리게 운전하는 사람, 아이를 방치하는 듯 보이는 부모,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직원, 인사를 받지 않고 지나가는 이웃. 그 순간 우리는 그 사람을 그 행동 하나로 판단해버립니다. 하지만 그 사람의 등에는 우리가 볼 수 없는 스티커가 붙어 있을지 모릅니다. 방금 병원에서 나쁜 소식을 들었을 수도, 밤새 잠을 못 잤을 수도, 가족을 잃은 지 얼마 안 됐을 수도 있습니다.

2. 화가 나려는 그 순간이 바로 멈춰야 할 지점이다

두 일화 모두 '화를 내려는 찰나'에 반전이 일어납니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바로 그 순간, "이 사람에게 내가 모르는 사정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한 번만 생각해보는 것 — 그것만으로 반응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건 상대를 위한 배려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 자신의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화를 참는 게 아니라, 화낼 이유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니까요.

3. 나이가 들수록 이 지혜는 더 힘을 발휘한다

젊을 때는 매사에 옳고 그름을 가리고, 억울한 것을 참지 못하는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살아온 세월이 쌓이면 알게 됩니다 — 모든 싸움에서 이길 필요도, 모든 말에 반응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요. 지하철에서 소리친 승객이 나중에 진실을 알고 느꼈을 부끄러움을 생각해보면, 성급한 판단이 얼마나 자신을 초라하게 만드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판단을 유보하고 먼저 마음을 열어둔 사람은 나중에 후회할 일이 없습니다.

4. 결국 이것은 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다

남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결국 내 마음의 평화로 돌아옵니다. 스티커를 본 운전자가 화를 가라앉히고 오히려 보호하고 싶은 마음이 든 것처럼, 타인의 사정을 헤아리는 순간 나의 조급함과 분노도 함께 사라집니다. 친절은 상대를 위한 것 같지만, 사실은 나를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결국 이 이야기가 현실에 주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메시지는 하나입니다 — 판단하기 전에, 한 호흡만 쉬고 상대의 등을 상상해보라는 것. 그것이 오늘 마주치는 낯선 이에게든, 오래 알아온 가족에게든 똑같이 적용되는 지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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