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없다고 멈추지 마라. 걷다 보면 발자국이 먼저 길이 된다.
뒤돌아보는 순간, 망설임조차 지나온 풍경이 된다.
발자국이 길이 되는 시간
처음부터 닦여 있는 탄탄대로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걷고 있는 인생의 길도 대단한 지도나 완벽한 계획 위에 세워진 것이 아닙니다. 돌아보면 그저 오늘 하루를 살아내기 위해 묵묵히 내딛었던 평범한 발걸음들이 하나씩 쌓여, 어느새 뒤를 받쳐주는 든든한 삶의 궤적이 되어 있을 뿐입니다.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혹은 내가 가는 길이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 멈춰 설 필요는 없습니다. 남들이 만들어놓은 반듯한 길을 따라 걷는 것은 편할지 몰라도 결코 내 삶의 진짜 주인이 되게 하지는 못합니다. 거칠고 거친 수풀 헤치듯, 하루하루 나의 규칙을 지키고 내 안의 중심을 잡으며 걷다 보면, 내가 남긴 그 소박한 발자국이 곧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가장 가치 있는 길이 됩니다.
현실 속에서 걷는다는 것은 대단한 성취를 향해 뛰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매일 아침 약속한 시간에 몸을 깨우고, 내 발로 땅을 딛으며 산책을 하고, 나만의 루틴을 담담하게 이어 나가는 일상 그 자체입니다. 그 단순하고도 규칙적인 걸음들이 모여 삶의 지혜가 되고,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마음의 뼈대를 이룹니다.
설령 걷다가 문득 '이 길이 맞나' 싶어 뒤를 돌아보는 순간이 올지라도 낙담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지나온 삶을 복기하며 느꼈던 아쉬움, 머뭇거림, 그리고 수많은 망설임조차도 지나고 보면 그저 내 인생이라는 아름다운 대지에 차곡차곡 쌓인 아련하고 소중한 풍경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후회도, 미련도 결국은 내가 열심히 살아왔다는 증거이자 삶을 깊고 풍성하게 만들어준 배경화면이 되어줍니다.
그러니 길이 없다고 주저앉을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오늘도 내 앞에 놓인 하루라는 빈 도화지 위에, 서두르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묵묵히 발자국을 찍어 누릅니다. 그 걸음이 곧 나의 역사이며, 바람조차 비껴가지 못할 가장 당당한 내 삶의 길입니다.
바람에게 길을 물으니 네 멋대로 가라한다
바람의 대답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문득 불어오는 바람에게 길을 물었습니다. "나는 어디로 향해야 합니까."
바람은 잠시 머물다 웃으며 말합니다. 목적지도, 남겨진 발자국도 없는 허공을 가르며 "네 멋대로 가라"고 소리칩니다.
애써 세워둔 계획도, 꼭 쥐고 있던 세상의 기준도, 불어오는 바람 앞에서는 그저 가벼운 먼지일 뿐입니다.
정해진 길이란 본래 없으니 길이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그저 지금 이 순간 네 마음이 흐르는 곳으로 자유롭게 걸어가라는 뜻이겠지요.
무거웠던 마음의 짐을 조금 내려놓고, 오늘만큼은 그 바람의 말대로 내 안의 결을 따라 그저 묵묵히, 그리고 가볍게 걸어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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