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비판하지 않는 삶, 그 고요한 안목(眼目)
살아가면서 우리는 너무나 쉽게 타인의 삶에 지휘봉을 휘두릅니다. 눈에 보이는 몇 가지 행동, 스치듯 지나간 말 한마디로 그 사람의 전부를 재단하고 점수를 매기곤 합니다. "왜 저렇게 행동할까?", "저 사람은 그게 문제야."라며 섣부른 비판의 칼날을 세우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손가락질은 직관적이고, 비판은 중독성이 있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마음의 영토를 거칠게 황폐화하곤 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결을 짚어 생각해보면, 우리가 타인에 대해 아는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타인의 삶이라는 거대한 책에서 우리가 읽은 것은 고작 한두 페이지일 뿐입니다. 그가 지나온 삶의 굴곡, 남모르게 눈물 흘렸던 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짊어지고 있을 보이지 않는 무게를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프랑스의 문학가 빅토르 위고는 "생각하는 것은 인간의 의무다"라고 했습니다. 쉽게 비판하지 않는다는 것은 생각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생각을 더 깊게 밀고 나가는 성숙함입니다. 눈앞의 현상 너머에 있는 본질을 보려는 노력, 즉 '안목(眼目)'을 갖추는 일입니다. 타인을 쉽게 재단하지 않는 고요한 시선을 가질 때, 비로소 인간에 대한 참된 이해와 지혜가 시작됩니다.
1. 비움으로 만드는 마음의 여백
쉽게 비판하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내 안의 가득 찬 잣대들을 비워내야 합니다. '내가 맞다'는 확신, '내 방식이 옳다'는 집착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마음 마당에 넓은 여백이 생깁니다. 그 여백이 있어야만 타인의 서툰 모습도, 나와 다른 생각도 그저 그 사람의 빛깔로 담아낼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이 꽉 차 있으면 작은 다름도 부딪침이 되고, 결국 비판이라는 날카로운 소리로 터져 나오기 마련입니다. 마음을 비우는 것은 나약함이 아니라, 타인을 품을 수 있는 가장 단단하고 넉넉한 공간을 만드는 일입니다.
2. 가시 돋친 말 대신 따뜻한 시선으로
우리의 뇌는 우리가 뱉는 말에 가장 먼저 반응한다고 합니다. 남을 비판하는 거친 말은 타인의 가슴에 상처를 남기기 전에, 내 입과 마음을 먼저 거칠게 오염시킵니다. 반대로 "그럴 만한 사정이 있겠지"라는 한마디, 비판하고 싶은 순간에 삼키는 침묵은 내 마음의 상태를 평온하게 다스려주는 가장 좋은 처방약이 됩니다. 비판의 칼을 거두고 그 자리에 따뜻한 시선을 채우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 영혼을 건강하게 지키는 최고의 웰빙(Well-being)입니다.
3. 고요하고 밀도 높은 삶의 완성
나이가 들고 삶의 연륜이 깊어갈수록, 세상의 모든 인연과 복잡한 문제에 일일이 참견할 필요가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굳이 내 잣대로 옳고 그름을 가르기보다, 그저 묵묵히 바라봐주는 것이 더 큰 울림을 준다는 것도 알게 되죠. 쉽게 비판하지 않는 태도는 주변의 인간관계를 한층 더 부드럽고 밀도 높게 만들어줍니다. 서로를 날카롭게 감시하는 관계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안식처' 같은 관계들이 주변을 채우게 됩니다.
"비판하기보다 이해하려 노력할 때, 우리는 비로소 삶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마주하게 된다."
남을 쉽게 판단하지 않고, 한 걸음 물러서서 세상의 본질을 바라보는 안목. 그것은 소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내 마음의 평화를 지키고, 주변을 따뜻한 온기로 물들이는 가장 아름다운 삶의 태도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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