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한 권의 책을 쓰는 일이다.
매일은 한 페이지이고, 선택은 문장이며,경험은 이야기가 되어 결국 나만의 책을 완성한다.
선택이 문장이 되고, 경험이 이야기가 되는 삶
인생이라는 책의 첫 장을 펼쳤을 때, 우리는 저마다 화려한 대하소설을 꿈꾼다. 수많은 등장인물과 극적인 반전, 그리고 세상이 박수 쳐줄 만한 웅장한 결말을 향해 분주히 펜을 움직인다. 젊은 날의 페이지들은 그렇게 욕심과 열정, 그리고 거친 동사들로 빽빽하게 채워지곤 했다.
그러나 세월이라는 거대한 도서관을 지나며 깨닫게 된다. 삶은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화려한 소설이 아니라, 내면을 나지막이 고백하는 한 편의 '에세이'라는 것을.
매일 아침 눈을 뜨는 것은 백지 위에 새로운 한 페이지를 여는 일이다. 어제 어떤 얼룩이 묻었든, 오늘이라는 페이지는 언제나 깨끗하게 나를 맞이한다. 그 위를 채우는 것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다. "오늘도 묵묵히 내 길을 걷겠다"는 다짐, 소중한 사람의 손을 한 번 더 따뜻하게 쥐어주는 마음, 욕심을 내려놓고 고요함을 선택하는 일. 그 소박한 선택들이 모여 매일의 문장이 된다.
돌아보면 지우고 싶은 오탈자 같은 날도 있었고, 찢어버리고 싶을 만큼 아픈 장(Chapter)도 있었다. 하지만 그 굴곡진 경험들이 단단한 이야기가 되어 주지 않았다면, 내 삶이라는 책은 이토록 깊은 울림을 갖지 못했을 것이다. 풍파를 겪어낸 문장일수록 수식어가 사라지고 담백해지는 법이다.
이제 나의 책은 불필요한 단어들을 지워내는 '비움'의 계절을 지나고 있다. 세상을 넓고 깊게 바라보는 '안목'이라는 지혜가 생겼기에, 더 이상 세상의 소음에 흔들리지 않는다. 오직 나만의 본질적인 가치와, 내 곁을 지켜준 고마운 이들을 향한 사랑만이 가장 선명한 글씨로 남을 뿐이다.
오늘도 나는 나만의 책에 한 줄을 보탠다. 화려하지 않아도 좋고, 대단한 반전이 없어도 좋다. 그저 가장 나다운 목소리로, 담담하고 평온하게 적어 내려간 오늘 하루가 모여 마침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름다운 나의 에세이가 완성될 것임을 알기에............
삶은 한 권의 책을 쓰는 것
새벽의 여백 위에
하루라는 문장을 적고
기쁨은 꽃잎처럼 끼워 두고
슬픔은 접힌 책갈피가 되어
바람 같은 만남과
비처럼 스쳐 간 이별을
한 장 한 장 넘겨 간다
때로는 잉크가 번져
눈물의 흔적이 남고
때로는 환한 햇살이
문장 사이를 비추어
평범한 날들마저
시가 되게 한다
끝을 알 수 없기에
더욱 소중한 이야기
오늘도 나는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을
조용히 써 내려간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